‘1120억원 사기’ 빗썸 실소유주 “공소사실 부인”…재판부 “불성실” 호통


'1120억원 사기' 빗썸 실소유주 "공소사실 부인"…재판부 "불성실" 호통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BXA 코인을 상장시키겠다고 속여 약 112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빗썸의 실소유주 이모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45) 측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의 1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 전 의장 측 변호인은 최근 새로 선임돼 기록 검토가 미진하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전 의장 측은 앞서 23일 공판준비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전 의장 측 변호인은 다음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법원은 이 전 의장에게 사건 검토 기회를 충분히 준다는 입장에서 기일을 여유롭게 지정했다"며 "이 전 의장이 이런 식으로 불성실하게 재판에 임하면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꾸짖었다.

이 전 의장에게 속아 약 1억달러(약 1120억원)의 계약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김모 BK그룹 회장 측은 이날 의견 진술 기회를 얻어 "이 의장이 노골적으로 재판을 지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 측은 "공판준비기일이 2개월 전에 정해졌는데 이 전 의장은 아무런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다가 기일이 임박해서야 변호인을 교체하고 기일 변경을 신청했다"며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소송을 지휘해 재판 지연 행위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최근 2년간 수사에 임하고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해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며 "재판이 지연될수록 고통이 가중되고 실체적 진실이 덮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11월 8일 1회 공판을 열기로 하고 이날로 공판준비기일을 마쳤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 회장에게 빗썸의 인수 및 공동경영을 제안하면서 인수대금 중 일부만 지급하면 나머지 대금은 BXA 코인을 발행·판매해 지급하면 된다고 속여 계약금 약 1억달러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빗썸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BXA 코인 역시 상장되지 않았다. BXA 코인의 상장을 믿었던 투자자들의 돈은 김 회장을 거쳐 이 전 의장에게 매매대금의 일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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