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송미술관이 재정난으로 경매에 내놓았던 국보 두 점 중 하나인 '금동삼존불감'(金銅三尊佛龕)이 외국계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인 '헤리티지 다오'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헤리티지 다오는 '금동삼존불감' 소유권의 51%를 간송미술관에 기증, 해당 국보는 다시 간송미술관으로 돌아갔다. 대신 헤리티지 다오 측은 소유권의 49%를 여전히 갖고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금동삼존불감'과 관련한 NFT(대체불가토큰) 사업 등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6일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금동삼존불감' 소유자(소유단체)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의 후손을 지칭하는 기존 '전***'에서 '볼***'로 변경돼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한 외국계 DAO(다오)의 법인이 '금동삼존불감'을 구매했다. 다오란 암호화폐로 돈을 모아 미술품 등을 공동 구매하는 온라인 투자자 모임을 가리키는데, 이번에 '금동삼존불감'을 산 다오는 외국계인 '헤리티지 다오'다.
헤리티지 다오는 '금동삼존불감'을 매입한 뒤 소유권의 51%를 다시 간송미술관에 넘겼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헤리티지 다오가 산 '금동삼존불감'을 포함해, 함께 경매에 내놓았던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金銅癸未銘三尊佛立像)의 소유권 문제를 해소하고 2점의 국보 모두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으로 귀속됐다고 밝혔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측은 "헤리티지 다오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금동삼존불감이 본래 있던 간송미술관에서 영구히 보존되면서 전시 등에 활발히 활용될 수 있도록 영구기탁하고, 소유권 51% 지분을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다오 측은 간송미술관에 '금동삼존불감'의 소유권 51%를 기증하는 대신, 이 국보와 관련한 NFT(대체불가토큰) 발행 등의 권리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암호화폐 기반의 투자 자본이 국보를 매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수의 시민과 커뮤니티의 힘으로 문화유산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국보 DAO'가 자금 조달에 나섰으나,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해 응찰하지 않았다.
앞서 간송미술관은 재정난으로 지난 1월 국보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을 2점 경매에 내놓았지만 모두 낙찰에 실패했다. 케이옥션은 각 국보의 추정가를 28억~40억원, 32억~45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보호법에 따르면 정당한 방법으로 문화재가 거래가 됐다는 것이 증명되면 외국인이어도 소유권 신청을 할 수 있다"며 "다만, 외국인이나 해외 단체가 구매했더라도 문화재 국외 반출은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금동삼존불감'은 사찰 내부에 조성된 불전을 그대로 축소한 형태의 불감이다. 불감은 5㎝ 내외의 작은 불상부터 10~20㎝에 달하는 비교적 큰 불상까지 봉안해 크기는 다양하다.
이 국보는 개인이 사찰 밖에서 예불을 드리기 위해 삼국시대인 서기 563년 18㎝ 높이로 제작, 당시 대웅전의 건축양식을 짐작할 수 있다. 고구려·백제·신라 중 어느 나라의 작품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대체로 백제 불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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