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너도나도 B2B 전용 브랜드”…얼마나 남길래


식품업계 "너도나도 B2B 전용 브랜드"…얼마나 남길래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가 지난 28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B2B 사업 비전 선포식에서 프리미엄 B2B 전문 브랜드 크레잇과 CJ제일제당 B2B 사업의 비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hy(옛 한국야쿠르트) 등 식품업체들이 연이어 B2B(기업간 거래) 전용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거래)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B2B는 B2C와 달리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 없어 상대적으로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 대용량 제품 비중이 높아 이윤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 B2B로 전문 브랜드로 '차별화'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급식·외식업체를 겨냥해 B2B 전문 브랜드 '크레잇'을 론칭했다. 크레잇은 '새로운 먹거리를 창조한다(Create new eats)'는 의미로 미래 식품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CJ제일제당은 B2B 사업담당을 본부로 승격해 힘을 실어줬다. 최은석 대표가 직접 B2B 사업 비전 선포식에 참여해 대내외적으로 B2B 사업을 키우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비고·고메 등 B2C 가공식품 노하우를 최대로 활용해 B2B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외식·급식장 업체가 CJ제일제당의 만두·떡갈비·죽·국물요리 등을 활용한 메뉴를 내놓게 된다.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했고 외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집밥 효과는 사라지고 있다. 이미 B2C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돌파구로 B2B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은석 대표는 "고객사와 고객사의 최종 소비자까지 만족을 주는 제품을 내놓겠다"며 "B2B 사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B2B 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 고객 역시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이미지를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수 기업이 B2B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고 있어 브랜드란 차별화도 필수다.

지난달 hy도 B2B 전용 브랜드 hyLabs(에이치와이랩스)를 론칭하고 사업 본격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 4월 이후 B2B 사업을 통해 야쿠르트 11억개를 생산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6700㎏을 팔아치웠다. 이러한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더해 B2B 시장 지위를 더욱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B2B 시장에서도 전문성과 브랜딩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단순히 대기업이라는 간판만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너도나도 B2B 전용 브랜드"…얼마나 남길래
hy B2B 전용 브랜드 hyLabs(자료제공=hy)© 뉴스1

◇ 합병하고 각자대표까지…B2B 전문성 키우기

식품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B2B 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상은 2019년 완전자회사인 식자재유통 전문기업 베스트코를 합병했다. 기존 대상의 식품 제조능력과 베스트코의 B2B 유통 능력을 더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였다.

올해 동원그룹도 동원홈푸드에 힘을 실었다. 식재·조미 부문에 별도 대표를 두고 시장 키우기에 나섰다. 동원홈푸드는 B2B 소스 시장에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동원홈푸드가 생산한 소스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이는 동원홈푸드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악재 속에서도 매출 상승을 이뤄낸 원동력 중 하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B2B 시장은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납품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단순히 획일적인 제품만으로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B2B의 높은 수익성이 큰 매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B2C와 달리 마케팅 비용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B2B 제품 마케팅을 위해 몸값 높은 유명 모델을 내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량 발주 비율이 높아 매출 확보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대표적으로 오뚜기는 라면 3사 중 B2B 매출 비율이 가장 높다. 전체 매출에서 30∼40%를 B2B로 얻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오뚜기의 매출 대비 판관비 비율은 약 9%다. 반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각각 25%, 16%로 나타났다. 오뚜기가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B2C 비율이 높은 기업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며 "코로나19가 종식하면 B2B에 대한 구상을 갖춘 기업이 재조명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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