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9년만에 최대폭 2.6%↑…농축산물·유가 급등 주도


물가 9년만에 최대폭 2.6%↑…농축산물·유가 급등 주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1개월만에 가장 큰 오름세를 나타내며 2개월 연속 2%대 상승을 이어갔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급상승하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고, 개인서비스도 재료비 인상 등에 따른 물가상승폭이 컸다.

다만 통계청은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이 큰 만큼 여전히 인플레이션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에는 물가도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이는 2012년 4월(+2.6%) 이후 9년1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10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다가 지난 2월(1.1%), 3월(1.5%) 두달 연속 1%대를 나타냈다. 4월엔 2%대로 올라선데 이어 5월에도 2%대 상승이 계속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증가 양상은 지난달과 거의 유사하다"며 "농축산물 가격이 AI(조류인플루엔자) 영향 등으로 오름세가 지속됐고, 소비재 가격도 지난해에 국제유가 급락으로 낮았던 기저효과에 따라 큰 폭 상승했다. 특히 석유가격이 오른 게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서비스가 모두 상승했다.

상품은 1년 전보다 4.0% 올랐다.

이 중 농축수산물은 12.1% 상승했다. 농산물이 16.6%, 축산물은 10.2%, 수산물은 0.5% 올랐다.

파 물가가 여전히 전년 대비 130.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달걀(45.4%), 고춧가루(35.3%), 마늘(53.0%), 국산쇠고기(9.4%), 돼지고기(6.8%) 등도 가격이 올랐다. 반면 양배추(-40.8%), 당근(-20.2%), 생강(-20.2%), 양파(-10.1%) 등은 전년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공업제품 물가는 3.1% 올랐다. 이 중 가공식품이 1.4% 올랐고 석유류는 무려 23.3% 급상승했다. 공업제품은 2012년 5월(3.5%) 이후 9년만에 최대 상승폭이고, 석유류는 2008년 8월(27.8%) 이후 12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는 휘발유가 23.0%, 경유가 25.7%, 자동차용LPG가 24.5% 상승하는 등 대부분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 보다 4.8% 하락했다. 특히 도시가스비가 10.3%, 전기료도 2.2% 떨어졌다. 도시가스의 경우 작년 7월 인하된 조정단가가 적용됐고, 전기세도 올해 1월 인하된 전기료가 적용되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1.5% 올랐다.

이 중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3% 올라 2017년 10월, 11월(각각 1.4%↑) 이후 3년6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가 1.8%, 월세는 0.8% 상승했는데, 전세는 2018년 3월(1.9%), 월세는 2014년 8월(0.8%)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5%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0.7%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2.1%, 외식 외 물가는 2.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2018년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2.5% 상승세를 지속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외식물가는 2019년 3월(2.3%), 외식 외 물가는 2017년 10월(2.9%)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어 심의관은 "개인서비스는 구내식당 식사비가 많이 올랐고 이는 농축산물 가격상승이 누적된데 따른 재료비 인상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5%,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2% 올랐다. 근원물가는 2017년 9월(1.6%)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13.0% 상승했다.

통계청은 최근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어 심의관은 "다음달(6월 통계)까지도 2%대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농축산물 가격이 출하되면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고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더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들어서면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5월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건 기저효과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이를 제외한 전월비로 보면 물가상승률은 0.1%로, 연초 AI발생, 한파 등으로 확대됐던 전월비 물가흐름이 최근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물가오름세를 주도한 기저효과, 일시적 공급충격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 차단, 생활물가 안정 등을 위해 관계부처가 함께 총력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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