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국내 대표 가상자산 랜딩·예치 서비스 델리오(Delio)에서 대규모 토큰 유출사건이 발생하면서 피해를 입은 투자자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14일 가상자산 예치 플랫폼 델리오에서는 서비스 연동 월렛(스마트컨트렉트)에 보관되어 있던 당시 시세 약 547억원 규모의 두카토 코인 390만개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카토 코인은 씨파이(CeFi), 디파이(DeFi) 등을 아우르는 ‘크립토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두카토 재단과 델리오가 함께 홍보했던 거버넌스 코인으로, 현재 유출 사고로 인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 유의종목으로 지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이루어져야 하는 보상 절차를 델리오 측이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델리오 코인 출금중단 피해자 일동은 지난 2일 델리오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 델리오 측의 무책임함을 성토했다.
델리오 예치자 및 일반 투자자 등으로 이루어진 피해자 일동은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델리오의 코인 출금 중단 및 두카토 토큰 스왑 반대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두카토 재단은 이번 유출사건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사고가 발생한 코인을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새로운 코인으로 교환해주는 '토큰 스왑'을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토큰 스왑 조치는 두카토 공동대표이기도 한 델리오 측 A대표의 반대로 중단됐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로 구성된 텔레그램 '델리오 피해자방' 공지에 따르면 델리오에서는 두카토 측에 바이백 자금으로 40억 원의 비트코인을 전달했다며 입금주소를 밝혔지만, 이에 대한 전송 내역 등의 증거 자료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한 델리오 측은 사건 이후 꾸준히 두카토 재단에 연락을 취했다고 주장했지만, 두카토 재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사고가 일어난 플랫폼을 델리오라 밝히는 것도 반대하는 등 델리오는 사고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었다”며 “이 때문에 코인원 투자유의 종목 지정까지 초래됐을 정도였으며, 두카토가 명시적으로 사고 원인 등을 공지하기 전까지 델리오는 계속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유출 피해자들은 "델리오가 유출 사고 이후 지난 9월 13일 유출된 두카토 코인의 예치 파밍(이제 자급) 서비스를 종료하고, 본인의 코인을 돌려달라는 투자자들의 출금 요청을 두 달 넘게 묵살하며 투자자들의 피해 수습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델리오 측은 보안상의 이유로 두카도 지갑 보유자에게 일일 한도 3000개씩 출금해 주겠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두카토에서 진행하는 스왑을 핑계로 출금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두카토 공동대표이기도 한 델리오 A대표는 스왑을 반대하는 이유로 △공동 대표 체제인데 자신의 동의 없이 새 코인으로 발행, 바꾸는 것은 절차상의 위법성이 있다는 점 △스왑을 해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근거가 없는 점 △스왑 과정에서 자금세탁 등이 개입될 수 있는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코인이 해킹당했을 경우에는 유출 물량 유통을 방지하고 역추적하기 위해 하드포크, 소프트포크, 스왑 등 어떠한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 절차상의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은 피해자들의 상황은 안중도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인원 유의 종목을 풀기 위해 스왑은 불가피하다.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대표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중단했다는 것은 피해 복구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금세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점에 대해서는 "폭락한 코인으로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사람은 없다. 세탁하려고 매도하는 순간 장대음봉으로 당사자들 피해가 더 커질 것.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두카토 재단 관계자는 블록체인투데이에 “두카토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델리오에 보유한 코인을 출금 요청하는 등 정당한 재산권을 행사하는 행위가 특정한 이유로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